• 현재 등록차량 : 1,630
  • 차량급구 : 8,407
  • 시세문의 : 13,622
> 자동차가이드 > 추천여행지
  • 담양 명옥헌 원림 ‘배롱나무’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운영자
  • 12.08.10 09:29:58
  • 추천 : 0
  • 조회: 21684

 

100일 동안 붉어라


계절마다 냄새가 있고 색이 있다. 여름에는 ‘훅’ 끼치는 습기 냄새가 난다. 여름의 색은 산야를 물들인 초록 탓인지 초록이 먼저 떠오른다.


명징한 초록의 여름에 붉음이 끼어든다. 바로 배롱나무다. 장미의 ‘쌔’빨강이 아닌 진달래색 붉음은 초록과 은은하게 어우러진다.


담양 후산리 명옥헌은 초록 소나무와 붉은 배롱나무와 맑은 물과 공기가 참으로 잘 비벼졌다. 명옥헌에 앉아 선선한 여름 바람 맞으며 연못과 그 위에 비친 배롱나무 붉은 물그림자를 본다. 어느 부자의 별장이 부럽지 않다.


■ 배롱나무 붉은 꽃, 여름의 정염을 토해내다
명옥헌 주차장에 차를 두고 길을 따라 3분쯤 걸으니 연못가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낭창낭창 가지를 뻗어 연못에 닿을 듯 말 듯한 풍경을 만난다.


이곳이 명옥헌인가 싶어 그 주변을 서성이니, 대뜸


“쩌그 쩌짝 욱으로 삐런 거 안 보이요? 쩌그가 명옥헌이요!”


나무 그늘 아래 음료수를 팔고 있는 할머니가 한두 번이 아닌 듯 명옥헌을 안내한다. 헌데, 명옥헌 입구의 아름드리 나무와 연못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풍경이니 서두르지 말고 찬찬히 보고 올 것.


명옥헌에 오르는 길은 멀지 않지만 덥다. 한낮의 해가 어찌나 뜨겁던지 몇 발자국만 걸어도 땀이 주루룩 흐른다. 그러나 이 더위마저도 기꺼이 즐기자. 명옥헌의 배롱나무는 이 뜨거운 햇볕 아래 더 붉게 피어날 테니. 

 


입구의 할머니가 말한 ‘삐런’ 꽃들이 보이자 카메라를 조르르 세운 행렬이 눈에 들어온다. 명옥헌 원림의 붉은 정염을 카메라에 담아내느라 숨을 죽이고 있다. 그 곁에서 한참을 바라본다. 아름답다.


담양 명옥헌은 7월부터 10월 초까지 석달 열흘 동안 줄곧 피었다 지기를 반복하는 배롱나무로 유명해졌다. 봄이면 가장 느리게 싹을 틔워 올리고 여름 내내 피고 지고를 반복하며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섭리를 거스른 백일홍나무는 이름도 많다.

 
순 우리말로는 ‘배롱나무’, 한자로는 ‘자미(紫薇)’, 꽃이 백일동안 피는 나무라 해서 ‘목백일홍’, 이 꽃이 세 번 피었다 지면 쌀밥을 먹는다고 해서 ‘쌀밥나무’, 나무껍질을 손으로 긁으면 잎이 움직인다고 해서 간지럼나무 등으로도 부른다.

 


■ 조선시대의 우주가 이 안에
명옥헌은 인조반정의 주역이었던 오희도(1583~1623)가 살던 집터다. 그의 넷째아들 오이정(1619~1655)이 아버지를 기리며 이곳에 정자를 지었다고 한다.


헌데 이곳은 지금처럼 주변 경관을 깨끗이 정리한 뒤 집을 짓고 다시 나무나 꽃을 심고 연못을 파는 형식이 아니다. 자연은 그대로 두고 그 안에 적당한 곳에 정자를 하나 슬쩍 지어두었다.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게 한 명옥헌 정자는 그렇게 자연에 부드럽게 녹아들었다.


명옥헌 주변으로 20여 그루의 배롱나무와 소나무들이 심어졌다. 앞에 연못도 파두었다. 그 물빛에 비친 배롱나무의 붉은 정염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그 아름다운 모습에는 우리 선조들의 세계관도 드러난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대지는 네모났고 하늘은 둥그렇다는 우주관을 갖고 있었다.

 

그런 관념은 곧 건축으로 발현돼 방형 연못에 원형의 섬이 있는 구조를 갖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네모난 연못에 둥근 섬을 띄워둔 명옥헌도 꼭 그 구조다. 정자에 앉아 연못을 바라보며 우주를 살펴보았던 것.


명옥헌 작은 정자에 앉아 잠시 우주를 바라본다. 솨아, 솨아 바람 소리와 맴맴맴 매미 소리, 눈 앞에 환하게 펼쳐진 배롱나무 붉은 꽃과 소나무의 푸르름, 뒤편 산에서 흐르는 또르르 물소리.


흐르는 물소리가 마치 옥이 부서지는 소리 같다고 한데서 비롯된 ‘명옥헌(鳴玉軒)’이라는 이름을 이제야 알겠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 cmh9630@hanmail.net ]


▲ 가는 길 : 호남고속도로에서 창평IC로 빠진다. 60번 지방도를 따라 고서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명옥헌 이정표가 나온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명옥헌원림이 나온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명옥헌 근처까지 들어가는 버스는 없다. 담양 여객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면 1만원가량 나온다. 단, 명옥헌에서 다시 나올 때 택시를 잡으려면 어려움이 있다. 콜택시를 불러야 한다.

 

Tags :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쓰기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